[Interview] 정종철 성현 ESG센터장 “ESG는 新투자의 기회
[Interview] 정종철 성현 ESG센터장 “ESG는 新투자의 기회
모든 것은 변화한다. 3차 정보혁명에 이어 4차 인공지능 혁명까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금융의 변화도 가파르다. 과거 금융은 기업 이윤만을 따졌다. 3차 정보혁명은 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고 기업과 사회는 유례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됐다. 금융은 이제 이윤만 살펴볼 수 없게 됐다. 기업이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쳤고, 사회 역시 기업 깊숙이 영향을 미쳤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자본시장 내 건전성)까지…. 이것이 전 세계 투자금융이 이끄는 초연결혁명, ESG의 실체다.
2023년 7월 조세금융신문 기사보러가기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모든 것은 변화한다. 3차 정보혁명에 이어 4차 인공지능 혁명까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금융의 변화도 가파르다. 과거 금융은 기업 이윤만을 따졌다. 3차 정보혁명은 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고 기업과 사회는 유례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결됐다. 금융은 이제 이윤만 살펴볼 수 없게 됐다. 기업이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쳤고, 사회 역시 기업 깊숙이 영향을 미쳤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자본시장 내 건전성)까지…. 이것이 전 세계 투자금융이 이끄는 초연결혁명, ESG의 실체다.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물결을 아직 두려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종철 성현회계법인 ESG센터장은 이렇게 말한다. 변화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ESG는 국제 투자의 규칙을 바꾸었다. 하지만 동시에 기업 성장 기회도 부여한다. 기업 성장을 돕는 것, 그것이 성현회계법인 ESG 솔루션의 궁극적 목표다. <편집자주>
◇ 글래스고 금융연합,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2021년 4월, 영국 글래스고에 전 세계 50개국의 내로라하는 550여개 금융사들이 모였다.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 소위 GFANZ 결성을 위한 모임이었다(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
20세기 기업의 폭발적 성장은 환경‧사회‧자본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쳤다. 각국 정부의 규제 장벽은 신흥국으로의 규제쇼핑을 야기했다. 기업은 더 낮은 규제를 찾아 신흥국에 공장을 세웠다.
이 역시 백년도 채 지나지 않아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글로벌 기후협약에 이어 유엔은 책임투자원칙(UN PRI)을 만들었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게임의 룰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인구‧산업성숙도…. 주요국들의 경제는 심각한 정체기에 빠졌다. 하지만 기술 격차와 사회구조, 자본시장의 견고성만은 아직 신흥국보다 앞섰다. 그러면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환경,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 측면 등 모든 경영이슈를 관리해야 한다는 개념이 생겼다.
그것이 ESG이고, ESG를 투자결정과 자산운용에 고려한다는 원칙이 유엔 책임투자원칙(UN PRI)이며, 이를 실제 이행하고자 하는 글로벌 투자금융들의 연합체가 글래스고 금융연합인 것이다.
글래스고 금융연합은 그 자체로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물결이다. 연합 밑에 넷제로 자산운용사(NZAM)들이 있는데 이들이 운용하는 돈은 59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7경원에 달한다.
정종철 성현회계법인 ESG센터장은 현재 진행되는 ESG의 변화가 알려진 것 이상으로 거대하고 빠르다고 강조했다.
“ESGBOOK의 지속가능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펀드의 숫자는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올해 초 영국 런던에 가서 직접 본 것만 16만 6000개에 달해요. 피투자회사가 16만 6000개가 아니라 펀드가 16만 6000개면 그 펀드 안에 구성된 피투자회사는 몇 개겠어요? 게다가 이런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들은 JP모간과 같은 세계적인 국제 투자금융들입니다.”
그는 국제적 금융사들이 기업 가치를 보는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회사가 비용을 절감해서 이익이 많으면 가치가 높다, 기업 윤리에 대한 지적이 있어도 그건 비난의 대상이지 이익에는 큰 영향이 없다, 그렇게 봤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기후부터 시작해서 윤리‧도덕적인 문제가 기업 가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는 쉽게 이해가 갔다. 환경법률 등 실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리나 도덕이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는 쉽게 이해 가지 않았다. 이유를 물었더니 놀라운 답이 돌아왔다. ESG가 안을 뜯어보면 대단히 교묘한 타산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IT회사들이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IT회사들의 핵심자원은 무엇일까요. 사람입니다. 회사에 고용된 IT전문가들이죠. 그런데 납품기일이 임박하다면서 석 달 밤 새워 일을 시키고, 허술한 조직관리로 사내 괴롭힘이 심하다면 어떨까요. 인재는 축적되지 않고, 유능한 인재도 잘 오지 않으려 하겠죠. 공장으로 치면 설비 마모가 심각한 데 장비 교체가 잘 안 되는 것입니다. IT기업의 경우 인적관리가 중요한 투자요소가 되는 것이죠. 투자금융들은 언제나 기업의 크고 작음을 떠나 오랫동안 믿고 투자할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정종철 센터장의 말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지만, 한국에선 아직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ESG를 추종하긴 하지만, 과연 한국까지, 중소기업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회사에서 채권을 발행한다고 해보죠. 국제 주요 금융기관들이 주목하는 그 회사와 주목하지 않는 회사, 누구에게 투자를 하시겠습니까. 직접 주목을 받지 않아도 영향은 미칩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데 자신이 납품하는 대기업이 ESG평가점수가 낮아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경영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한 중소기업에 금융기관이 계속 대출이나 투자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자본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대세에서 벗어나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습니다.”
한국은 해외 주요국에 비해 조금 늦기는 하지만, 국제 투자를 중시하는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글래스고 금융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에는 국내 대형은행은 물론 삼성 계열 금융사들도 포함돼 있다. 아태지역은 전 세계 탄소배출의 50%에 달하며, ESG 투자와 관련하여 가장 뜨거운 지역이기도 하다.